주재료: 찬밥 배추 가공햄
부재료: 쌈장
신랑은 새벽닭이 울기도 전에 출근하고,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징징거리는 아이들은 엉덩이 두들겨 깨워 유아원에 버스 태워 보내고, 청소까지 후다닥 끝내고 이제서야 한숨돌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생깁니다. 매일 전쟁과도 같은 아침을 보내고 나면 기진맥진. 점심 종은 울리고, 주부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직업이니 밥은 먹어야겠지요. 불판에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상추쌈 공만하게 푸짐히 싸서 한입 가득 먹고 싶으나 혼자 먹겠다고 고기냄새 동네방네 풍기며 온데 튄 기름 닦아내고 불판 닦아내고 할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준비합니다. 고기가 땡기나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울 때 나를 위한 소소한 만찬.
생고기 대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햄이 있어 다행입니다. 스팸을 김치와 함께 고기처럼 구워냅니다.
양파와 마늘도 같이 구웠더라면 완벽했을텐데.. 아쉬운대로 생양파를 곁들입니다.
배추는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삶아내고, 스팸은 길이를 맞추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데친 통배추 속대는 줄기부분을 조금 잘라낸 후 야들야들한 잎부분만 사용해 편편하게 깔아줍니다. 그 위에 찬밥 적당량과 구워낸 스팸, 그리고 맛의 밸런스를 맞춰줄 쌈장을 순서대로 얹고 양쪽을 여며 김밥을 말듯이 돌돌 말아줍니다.
배춧잎이 넣어 양배추보다 말아주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맛도 훨씬 달큰하면서 아삭합니다.
스팸만 넣고 말면 간이 좀 부족하니 쌈장을 조금 넣는 게 더 맛이 좋습니다. 반찬만이 아닌 반찬과 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매력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식탁에 올려놓으니 눈이 즐겁네요. 오늘도 이렇게 '나를 위한 소소한 밥상'을 차려봅니다.
나만을 위해 저렇게 하는 님이 부럽네요
양배추가 위에좋다고 하던데 위가 안좋은 저랑
신랑에게 필요한 레시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