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한 개 / 북어 약간 , / 고춧가루 / 김 한 장 / 고추 두 개 /
계란 한 개 / 다시마 두 쪽 / 호박 약간 / 누룽지 약간 / 양배추 적당량
장맛비가 연일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장마의 지나친 ‘강짜’로 말미암아 물난리가 난 지역도 많은 즈음이지요.
아무튼 장마가 지나고 나면 무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한 이치입니다.
예전엔 지금과 같이 불볕더위가 창궐할 때면
고향의 죽마고우들과 함께 충남 천안시 광덕면의 광덕산을 자주 찾았습니다.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의 주재료인 호두의 집산지로도
유명한 광덕산은 산골짜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맑은 물에서 자라는 물고기를 어항 따위로 잡아
이런저런 재료를 넣고 어죽을 얼큰하게 끓이면
우리 주당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이 미어져라 잘 먹었습니다.
허나 이제 그같은 행위를 했다간 단박에 신고가 되어 경을 칠 노릇이지요.
아무튼 어제는 아내가 특별한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평범한 라면을 거부하면서 아울러 어죽 뺨치는
'남편표 복합라면탕'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예전처럼 음식을 만드는 건 조금 잘 하는 축에 듭니다.
그제가 초복(初伏)이었는데 아마도 그날
전국적으로 소비된 닭의 숫자는 가히 대단하였겠지 싶습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곧 ‘먹는 것이 보약’이란 얘기인데 그래서
예로부터도 우리 조상님들은 복날이 되면 각종의
영양가 많은 음식을 골라 드시곤 했던 것이겠지요.
여름엔 차가운 것도 좋겠지만 지나친 냉방은
되레 건강을 해치듯 음식 역시도 이열치열의
음식이 사실은 더 낫다는 게 개인적 소견입니다.
그래서 어제 만든 <남편표 복합라면탕> 역시도
뜨거운 음식으로서 각종의 재료를 어울리게 하여
만든 일종의 ‘이열치열탕’에 다름 아니었지요.
초복은 지났으되 앞으로도 대서(大暑)와 중복(中伏), 그리고 입추(立秋)와
말복(末伏)까지는 ‘버텨야’ 올 무더위도 비로소 이삿짐을 쌀 것입니다.
사실 복날이라 하여 삼계탕 내지는 장어구이 따위를
먹는다고 해서 단박에 잃었던 기운이 임꺽정처럼
샘솟는다는 건 조금은 과장되고 허황된 논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어쩌면 그건 플라시보 효과(가짜약 효과)일 수도 있을 거란 얘기죠.
아무튼 그러거나 말거나 중요한 건 정말이지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을)거란
느낌만 지닌다면 그게 바로 약식동원의 어떤 본령이 아닐는지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누구라도 쉬 만들 수 있는 <남편표 복합라면탕>을 이제부터 본격 공개합니다.
●재료 =
라면 한 개 / 북어 약간 / 고춧가루 / 김 한 장 / 고추 두 개 /
계란 한 개 / 다시마 두 쪽 / 호박 약간 / 누룽지 약간 / 양배추 적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