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새벽닭이 울기도 전에 출근하고,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징징거리는 아이들은 엉덩이 두들겨 깨워 유아원에 버스 태워 보내고, 청소까지 후다닥 끝내고 이제서야 한숨돌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생깁니다. 매일 전쟁과도 같은 아침을 보내고 나면 기진맥진. 점심 종은 울리고, 주부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직업이니 밥은 먹어야겠지요. 불판에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상추쌈 공만하게 푸짐히 싸서 한입 가득 먹고 싶으나 혼자 먹겠다고 고기냄새 동네방네 풍기며 온데 튄 기름 닦아내고 불판 닦아내고 할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준비합니다. 고기가 땡기나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울 때 나를 위한 소소한 만찬.
찬밥 배추 가공햄, 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