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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그리운 고향 맛-부추전

BY 두모 조회 : 3,267

재료

부추, 밀가루, 양파, 마늘

만들기




그리운 고향 맛-부추전
내고향은 섬이다. 동네사람들 대부분이 농수산업에 종사했다.

어릴 적 기억은 허름한 작업복 차림의 아버지가 소를 몰며 밭갈이를 하시는 모습과 머리수건을 둘러 쓴 어머니가 늘 밭에서 검질('김'또는 '잡초'의 제주방언)을 매던 모습으로 다가온다.

땅거미가 지는 저녁나절이면 밭담가에 한 무더기씩 심어놓은 부추가 새파랗게 올라온다. 신록의 싱그러움에 저도 한 몫 한다고 길고 날씬한 잎을 쭉쭉 뻗어올리는 것이다.

고픈 배를 달래기위해 우선 그중 제법 튼실한 잎으로 한무더기를 뜯어들고 부리나케 집으로 향한다.

 집에 오자마자 씻을 새없이 식구들 찬거리 먼저 준비하시는 어머니는 몹시도 분주한 손놀림을 하셨다.

밀가루에 깨끗이 씻은 부추를 젓가락으로 휘휘저어 후라이팬에 부쳐내면 식구들 모두 입맛다시다 요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정작 찬으로 접시에 낼 게 부족할 정도로 없어지곤 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 저녁이면 집집마다 구수한 부침개 내음이 피어오르곤 했다.

객지로 시집 와서 십년이 넘게 살았지만 그 부침개의 맛을 잊을 수 없다. 

한 번씩 재현해 볼라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아이들 간식 걱정을 하다 문득 엇저녁 시어머님께서 남편편에 보내주신 부추가  떠올랐다.
그래 오늘은 바로 그 시절 친정 어머니의 그리운 부추맛을 우리아이들에게 선사하리라.

 

1. 깨끗이 씻은 부추를 채반에 담아둔다.

2. 친정에서 보내온 마늘과 양파를 다듬어서 잘게 썬다.

3. 무공해 우리밀가루를 적당히 볼에 넣는다.

4. 한컵정도의 물은 붓고 젓가락으로 젓는다.

5. 양념으로 참깨, 다진 마늘과 잘게 채썬 양파를 넣고 함께 섞는다.

6. 간은 소금으로 한다.

 

인스턴트 단맛에 길들여진 아이들한테 자연식품의 고유한 맛을 즐길수 있게 하려면 구지 설탕을 넣을 필요는 없다.

반죽은 팍팍하지 않고 걸죽하게 한다.

물대신 계란으로 반죽하면 영양만점 부침개가 된다




 올리브 기름을 두른팬이 뜨거워지면 중간불로 조절하고 반죽을 한 국자 떠넣는다.

자작자작 기름 소리가 나면서 익기 시작한다.

5분 이내에 뒤집어야 타지 않는다.

 뒤집을 때는후라이팬 손잡이를 들어 올리며 살짝 힘을 주고 던지듯 뒤집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부침개가 제법 먹음직스럽게 익어갈 때면 온 집안에 향기로운 부침개 냄새로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두번째 부침개를 부칠 때에는 후라이팬이 이미 많이 달궈졌기 때문에 약한 불로 해야 타지 않는다. 
 

 산행 약속이 잦은 요즘 산 아랫마을 등산로 입구엔 늘 부침개를 부쳐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지친다리를 쉴 때 부추전 한 접시면 피로가 싹 가신 적이 있던가.

신토불이를 외치며 무엇이든지 웰빙을 찾는 이 시대에 아이들 간식으로 이만한 웰빙음식이 있으랴.

시어머님이 주신 무공해 부추에 바다 건너 온 친정표 마늘과 양파. 여기에 내 어설픈 솜씨를 합하면 그리운 고향맛 부추전이 완성 된다.

등록
  • 개망초2020-08-27
    늘 맛있는 부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