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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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남편의 외박과 맞바꾼 붕어즙~

BY 파랑새는파 조회 : 3,742

주재료: 참붕어

부재료: 참기름, 마늘, 쑥, 감초(약간)

팁: 즙을 달일땐 주재료에 충실해야지 부재료에 충실하다보면 오히려 우리가 필요로한 영양성분을 섭취할수가 없게됩니다.
요리할때 메뉴의 특성을 살려 영양손실을 막고자한다면 많은 자료수집으로 간접경험을 통한다면 반드시 만족한 요리가 나올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보고 실패와 실수가 밑바탕이되어 성공으로 거듭날수 있는게 요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들어서 어깨랑 무릎이 시큰거리고 쑥쑥 아려오는게 심상치않아

병원을 찾았더니 X-레이와 피검사결과 40대 초반인데 벌써 연골이 닳아서

뼈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아야한다는 겁니다.

그날 뼈주사와 침을 맞고 많이 움직이지 말라고 붕대를 칭칭 감아준바람에

걷는것도 로버트처럼 걸어서 집으로 오게됐었죠.

무거운것 들지말고 쪼그리고 앉아서 청소하지말고 팔목에 힘들어간 일은

삼가하라고 하는데 살림이란게 다 여기에 해당되다보니 안해지지는 않고

이때부터 남편에게 부탁도 해보고 달래서 설겆이도 해달라고 해보고 했지만

도통 먹히지가 않더라구요.


칼이 안들어서 팔목이 아프니 칼좀 갈아달라고 한지도 수년째가 돼버린

지금도 무심한 남편덕에 무딘칼을 그대로 사용하고있을 정도예요.

하루는 너무 아프고 서러워 자동적으로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군요.

그래도 우리남편 와서 등한번 토닥거려주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을 포기하고 산다고해도 완전포기란 안돼나봅니다.

여름휴가를 일주일씩이나 받았는데 놀러갈 궁리만하는것 자체도

밉고 같이 가고싶은 생각이 없어져버리더라구요.

그렇지만 아이들때문에 안갈수는 없고 아무튼 다리가 아파서라도

휴가를 다른해 보다는 짧게 갈수밖에 없었어요.



휴가 며칠째 되던날 갑자기 밑도끝도없이 친구랑 낚시 간다는 겁니다.

아파하는 제 모습이 안됐다싶었는지 가물치 잡아서 몸보신 시켜준다는

꿈에서도 못들은 얘기를 하지뭡니까.

칼슘이 부족해 뼈가 약하다고하면서 제 몸보신을 해주겠다는 우리남편!!

푸훗~ 이게 뭔일이랍니까? 진짜 본심일까라는 의문마저 들더라구요.

쨍쨍 햇빛이 내리쬐는 저수지에서 하루종일 앉아 고생할걸 생각하니

안되겠기에 말렸더니 고집스레 간다고 우기면서 밤을 넘기더라도

꼭 잡아온다고 큰소리를 치며 어쩌면 외박이 될수도 있다는 말까지 합니다.

가물치를 못잡으면 참붕어 잡아서 온다는 말을 남기고 낚시가방과 함께

유유히 나가더니 결국 외박을해서 들어왔는데 아이스박스엔 가물치는 없고

참붕어 45마리와 꾸질꾸질한 모습으로 남편이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오랜만에 낚시를 해본터라 본인도 많이잡았다고 좋아하고 큰것 잡았다고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눈치였습니다.

15년만에 처음으로 주방에서 부부가 같이한 요리가 붕어즙이자

15년만에 처음으로 저를 위해 장장 3시간 30분을 정성으로 요리해준거에

감격스럽고 저도 남편에게 느꼈던 증오할만큼 미웠던 감정들이 사그라드는

계기가되어 잊지못할 붕어즙이 되었답니다~



한결 입맛도 돌아오고 지금 이순간도 뼈가 튼튼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여보~ 고마워요^^*

 

♣칼슘이 풍부한 "붕어즙" ♣


 

붕어즙 한그릇이 나오기까지 3시 30분동안 온가족은 사우나를 해야만 했습니다.

15년만에 처음으로 남편의 외박과 맞바꾼 귀한 붕어로 남편이 거의 만들었어요.

그것도 처음으로 부엌에서 허리굽혀 달그락 거리는 모습은

그동안 저에게 속썩였던 15년 묵은 각질을 벗겨내듯 붕어즙 한그릇에

모든 용서를 하게 만들더라구요~

 

♣ 재료를 구하기위해 외박을 해야만 한다고 고집스레 우기면서 나가더니

글쎄 진짜로 붕어를 잡아왔지 뭡니까~신통방통해요.



                                       

보기에도 꽤 크고 싱싱해 보이죠~!! 진짜 실하더라구요.

장장 몇시간을 거쳐 운전을 하고 갔던곳 "전남 해남 화원면"에 있는 1급수 저수지에서

낚었다고 자랑아닌 자랑을 엄청 하네요. 그만좀 했으면 좋겠구만~

 

팔딱팔딱 거리는 붕어들은 하루동안 맑은물을 갈아줘가며 해감을 시켜 준비합니다.

 

 즙을 낼때는 내장 제거하기위해 배를 가르지 않고 비늘째 통째로 요리한다는 사실!!

비늘과 쓸개에 영양가가 많기때문에 통째로 해야해요.

흐르는 물에 여러번 헹구기만하면 된답니다~

 

소화와 냄새제거에 좋다는 마늘과 쑥, 감초를 한소끔 푹~ 끓여 육수를 준비했어요.

이때 생강, 대추, 밤을 일부러 넣지 않았습니다.

 생강- 영양을 파괴.

대추, 밤- 소화에 어려움 발생.

 

채에 걸러 육수만 따로 준비하면 돼지요.

마늘은 남편이랑 같이 준비한거예요.

쑥은 봄에 캐서 살짝 데친후 물과함께 냉동실에 보관해둔 파릇파릇한 봄쑥이라 향기가 좋아요.

 

쑥이들어가서인지 국물이 진하고 쑥향기에서 봄냄새가 나더라구요.

왜 쑥을 넣은지 요리를 해보니 알수가 있었어요.

육수가 틉틉하지 않고 맑답니다.

 

곰솥에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뜨겁게 달굽니다.

솥에 준비해둔 붕어를 넣고 참기름에 튀기듯 코팅시켜주면 붕어즙이 시작됨을 알리는 거지요.

솥에 넣을때 한두마리씩 넣으면 살아서 움직이는 녀석들때문에 뜨거운 기름에 데일수 있으니

붕어를 한꺼번에 넣어 잠시 뚜껑을 닫는것도 요령이랍니다.

 

골고루 참기림에 코팅했다면 이젠 솥에 육수를 부어 센불에서 끓이면 되지요.

팔팔 넉넉히 끓인후 이젠 약불에서 서서히 고아주면 됩니다.

 

1시간을 끓였더니 이렇게 물러졌더라구요.

남편이 얻어온 정보대로 했을뿐인데 이렇게 근사한 요리가 돼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니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라구요.

사실 이런 어려운 요리는 도전하려하지 않았기에

저희 부부는 요리하면서 한마음 한뜻이 돼보기는 처음이라는걸 알았습니다.

이래서 요리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행복을 주나봅니다~

 

3시간 30분의 과정이예요~

푹~ 물러서 허물허물 해져 건더리가 전혀 없더군요.

여름에 3시간은 정말 길고 30분은 또 저에게 인내를 가르쳐 주네요ㅎㅎ

근데 이상하게도 뚜껑을 여는순간 비린내가 거의 없고 고소한 냄새가나서

살짝 맛을 봤는데 정말 꼬스름하더라구요~

 

처음엔 구멍이 큰 채에 바쳐 1차 즙을 뺀후 다음은 면보에 조금씩 넣어 야무지게 꾹 짜면

많은양의 즙을 얻을수가 있답니다~ 여자가 하기엔 쪼~금 팔이 아플수 있으니

즙을짤땐 남자의 힘이 필요하더라구요.

꾹꾹 짜라고 맘껏 시켜보기도하는 기회인것같아 기분 좋던데요~

 

즙을 한곳에 모아 다시한번 팔팔 끓여준후 식혀서 두고 먹을건 냉동보관하고

짧은기간에 먹을양은 냉장보관후 필요시 전자렌지에 데워서 드시면 된답니다~

냄새 많이 날거라 생각했었는데 결과물은 예상밖이었어요.

걸쭉하면서 꼬소~한 냄새가 입맛을 자극해주어 여름철 입맛잃은분에겐

딱이다 싶더라구요~

 

한번 먹을양은 150ml정도로 하루에 두번 먹으면 좋다고 하네요.

혹시 먹기에 부담된다면 코막고 꿀꺽 마신뒤 알사탕 하나를 얼른 입에 담가보세요.

그러면 한결 냄새를 잡아주기도 하지요~

까딱 입맛잃기 쉬운 여름철!! 식욕을 되찾아주기도하는 붕어즙은 남성분들에게도 좋지만

칼슘과 철분이 많이 들어있어 성장기 어린이와 여성분들에게 아주 좋다고 합니다.

알사탕하나 까서 준비해놓고 아이들과 함께 먹고있는 저희가족의 칼슘제는

붕어즙만한게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