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3-5알, 불린 쌀 3큰술. 바나나 1개(없어도 무방),
우유 200ml, 참기름 약간
대입수능이 얼마 안 남았다.
우리 사회에서 대입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묵직하다,
대입수능이 치러지는 날은 직장인의
출근시간이 ‘법적으로까지’ 보장되어
한 시간 늦춰지며 비행기도 제 시간에 뜨질 못 한다.
대입수험생은 또한 춘삼월 고 3 시절부터
대입수능이 끝나는 11월까지 아홉 달 가까이는
집안에서도 명실상부한 ‘왕’으로 등극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 중에 부부는 혹여 부부싸움을 해야 할
경우라도 반드시(!) 수험생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해야 하는 것임은 만인이 모두 아는 어떤 상식이다.
필자의 딸이 대입수험생이었던 시절
녀석은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소화불량으로 퍽이나 고생을 하였다.
그래서 아침을 굶고 등교하기가 다반사였는데
그런 모습을 볼 적마다 안타까워 견딜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본 결과
수험생에게도 딱 좋은 영양호두죽을 찾아냈다.
그리곤 설명대로 만들어 봤는데 딸은
자신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며 아주 잘 먹어줘서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옛날에 왕(王)은 쌀을 곱게 갈아 거기에
우유를 넣은 ‘타락죽’을 즐겨 드셨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시적이나마 어쨌든 집안의 왕에
다름 아닌 수험생이기에 필자는 그처럼 사랑하는 딸에게
왕이 드시는 타락죽보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영양만점의 호두죽을 즐겨 만들어 먹였던 것이었다.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로도 유명한 호두는
폐질환에도 좋으며 신장 기능과 조혈작용도 도와준다고 한다.
체력증진과 노화방지에도 효험이 있으며
고혈압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탁월하다는데
여기에 우유와 곱게 간 쌀(米)까지 들어갔으니
그렇다면 이런 음식을 일컬어 금상첨화(錦上添花)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해도 무방하리라.
하여간 그처럼 영양호두죽을 정성으로
만들어 먹인 덕분이었을까...
딸은 그해 대입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여세를 몰아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했다.
사설이 길었는데 영양호두죽을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재료는:
불린 쌀 3큰술과 바나나 1개(없어도 무방),
그리고 호두 3-5알, 우유 200ml, 참기름 약간이면 족하다.
* 만드는 법은:
먼저 호두는 칼등으로 곱게 다져준다.
다음으로 미리 불린 쌀에 참기름을 약간 넣고
프라이팬에 충분히 볶아준다.
이 때 쌀이 완전히 익을 정도로 볶아줘야 한다.
쌀이 완전히 볶아지면 여기에 우유를 넣고
한 번 끓여준 뒤 바나나와 곱게 다진 호두를 넣고
도깨비 방망이 등으로 더욱 곱게 갈아준다.
이걸 살짝 한 번 더 끓인 다음
고명으로 호두 한 알을
그 위에 얹어 상에 내면 된다.
이 음식은 병중병후의 환자에게도 좋다.